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사진=임세준 기자]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사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1년 만에 기업 가치, 7조→89조…투자만 하면 ‘대박’난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 중인 SK텔레콤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다름 아닌 파트너사의 기업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 지분 투자에 따른 금전적 이익은 물론,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최근 35억 달러(한화 약 5조953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히는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기준 615억 달러(약 89조)에 달한다. 지난 2023년 6월 50억 달러(약 7조)의 가치로 평가 받은지 1년 만에 ‘몸값’이 크게 뛴 것이다.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 상승은 국내 기업과도 무관치 않다. 특히 올해부터 ‘돈 버는 AI’를 기치로 내건 SK텔레콤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8월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460억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3일(현지시간)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MWC25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3일(현지시간)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MWC25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 관련 투자 ‘타율’은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2월 2000만 달러(약 292억원)를 투자한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람다’도 최근 ‘시리즈D’ 투자를 받아 4억8000만 달러(약 70007억원)를 마련했다.

시리즈 D는 스타트업이 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고 실질적 궤도에 오른 뒤 유치하는 벤처 투자 단계다. 람다의 주요 투자자로는 엔비디아와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엔비디아의 ‘H200’ 등 최신 GPU를 빠르게 확보한 람다는 25억 달러(약 3조6502억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이외에도 ‘구글의 대항마’라 평가받는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에도 지난해 2월 2천만 달러(약 292억원)를 투자했다.

대표적인 투자처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며 SK텔레콤의 지분 가치도 커졌지만, 긍정적인 요인은 이 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의 AI 사업 협력도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자체 LLM ‘에이닷엑스(A.X)’, 앤스로픽 ‘클로드’ 등을 활용해 한국어로 된 통신 관련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통신업 특화 텔코LLM을 개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가산 IDC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SK텔레콤 제공]
SK브로드밴드 가산 IDC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SK텔레콤 제공]

또, 작년 12월에는 람다와 협력해 가산 AI 데이터센터(DC)를 오픈하고 ‘SKT GPUaaS(GPU-as-a-Service)’를 선보였다. SK텔레콤 AI 개인비서 서비스인 에이닷에서는 퍼플렉시티 검색 엔진을 쓸 수 있다. 향후 SK텔레콤이 북미향 AI 에이전트로 개발하고 있는 ‘에스터’에도 퍼플렉시티 검색 엔진 탑재를 추진 중이다.

황성진 흥국생명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이미 수년 전부터 AI 컴퍼니 전환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2025년에는 AI 수요에 맞게 진화시킨 AI데이터센터, 다양한 협력사 제휴를 통해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AI B2B, 에이닷과 T 우주 고도화로 대표되는 AI B2C 등 3가지 분야에서 수익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도 “빅테크로 쏠렸던 자금들이 유망 AI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지분 투자와 더불어, 파트너들과 사업 협력까지 추진 중인 SK텔레콤의 AI 전략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시장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