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규모 신규수주를 기록한 코오롱글로벌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중견 건설사 코오롱글로벌도 건설경기 침체를 상쇄하기 위해 부동산경기 영향을 크게 타는 주택 부문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토목·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 신규 수주를 확대해 재무구조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건설 부문에서 신규 수주 4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2024년 신규 수주 규모는 건축 부문 약 2조3000억원, 인프라 부문 1조9000억여원 합계 4조2000억여원이다. 직전 최고 수주액인 2022년(3조6569억원) 기록도 2년 만에 뛰어넘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8% 늘었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출신 김정일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 건설부문 원가율 개선 등에 업고 수익 극대화 나서
코오롱글로벌의 신규수주 최고 기록은 비주택 부문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은 대한항공 신엔진정비공장, 머크 바이오시설 공사, 정읍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사 등 비주택 부문에서 2조3000억원 이상의 수주를 이뤄냈다. 비주택 신규 수주는 2021년 8000억원 수준에서 2022년 1조1000억여원, 2023년 1조6000억여원,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매년 증가, 전체 수주의 절반 이상을 비주택으로 채웠다. 특히 비주택 부문은 빠른 착공과 짧은 공기가 특징으로 바로 매출에 반영돼 매출 중 건축·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빠르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은 원가율을 개선해 수익 극대화에 나선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원가 및 수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원가기획팀과 하이테크사업실을 신설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 어려움 속에서도 4조20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주기록을 세우는 등 선방했다”라며 “새 조직을 바탕으로 건설업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건설 부문…’핵심 사업 축으로 역할 다한다’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은 총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인프라부문, 상사부문, 스포츠센터운영으로 나눠져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 2024년 1~3분기 매출은 2조2085억원이다.
올해도 코오롱글로벌의 건설 부문은 핵심 사업 축으로 역할을 다할 전망이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잔여 프로젝트는 대전 봉명과 울산 야음 수준이다. 미분양 우려가 제기된 바 있지만 두 사업장 모두 입지를 비롯한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분양률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완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 선방에는 주택 브랜드 ‘하늘채’의 브랜드 경쟁력이 밑바탕 되어있다. 코오롱글로벌이 2000년 11월 선보인 ‘하늘채(Hanulche)’는 건설업계 1세대 주택 브랜드다. 코오롱글로벌 도급 순위는 2021·2022년 2년 연속 16위에 오르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뒤, 2023년부터 19위에 자리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168억원 규모의 부산 하단1구역 마수걸이 수주를 따내면서 도시정비 부문에서만 총 6657억원의 수주 실적을 쌓았다. 코오롱 글로벌은 서울시 모아타운 1호 사업장인 번동1~10구역(2060가구)을 시작으로 면목역3의 1~3구역(702가구), 천호1~2구역(385가구) 등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내 코오롱글로벌의 자체 브랜드인 ‘하늘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 30년 경력 주택인프라 ‘베테랑’ 새 수장으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건축본부와 인프라본부를 총괄할 새로운 수장으로 송혁재 부사장을 선임했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에 담당했던 인프라본부와 함께 건축본부까지 총괄하게 됐다. 건축본부에는 주택영업팀·도시정비영업팀 등이 포함돼 있다.
송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인하대를 졸업한 뒤 1990년부터 코오롱글로벌에 재직했다. 토목기술영업팀장과 토목담당 임원을 거쳐 인프라본부장을 역임했다. 30년 이상 경력의 건설인프라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송 부사장은 토목과 주택을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코오롱글로벌의 지속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2024년 12월 신설한 하이테크 사업실과 기존 건축본부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컨트롤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최고 수준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수주 잔고는 13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매출액 기준 5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비주택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2024년 상반기 건축기술영업팀을 없애고 공공영업팀과 건축영업팀을 신설했다. 추후 발주처별 성격에 맞춘 세밀한 수주 전략을 통해 신규수주 확대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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