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MBK 경영실패 때문 아냐”

신영證에는 “등급 하락 사전 인지 못해”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피해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금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피해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금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12일 입점사(테넌트) 매출 정산금과 관련해 “금일 1000개 테넌트를 포함해 모든 상거래채권을 상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에서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의 상거래채권을 우선순위로 대금을 순차 지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주 중 세부 지급계획을 수립해 각 협력사·테넌트들과 상세하게 소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1일 법원으로부터 올해 1·2월분 점포 임차인 정산대금 1127억원에 대한 변제 허가를 받았다. 지난 7일에는 지난해 12월~올해 2월 발생한 협력업체 물품·용역대금 3457억원 지급을 승인받고, 11일까지 3분의 1 이상 지급 완료했다. 홈플러스 납품업체와 테넌트는 각각 1800개, 8000개 정도다.

이날 홈플러스는 연이은 대규모 할인 행사가 현금 확보 목적이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창립 기념 세일 ‘홈플런 이즈 백’을 마무리하고 바로 다음 날인 13일부터 ‘앵콜! 홈플런 이즈 백’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2023년 홈플런 첫 시행 이후 홈플런이 종료되면, 행사 기간 좋은 반응을 얻은 상품과 시즌 상품을 총망라해 ‘앵콜 홈플런’ 행사를 진행해 왔다”며 “현금 확보를 위해 갑자기 행사를 연장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패가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형마트에 대한 지나친 규제 및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속한 성장,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신영증권과 진실 공방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 신청의 직접적 원인이 된 신용등급 강등을 미리 알고서도 강등 직전까지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7일 오후 5시경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하락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바로 신영증권 담당자에게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전달했으며, 다음 날 오전 신용등급이 ‘A3-’ 등급으로 하락하자 단기채 발행 가능 여부 및 발행 규모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이후 (신영증권 담당자로부터) 최대한 발행 가능한 규모가 기존 발행금액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고 자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밖에 MBK 인수 후 테넌트의 입점비가 4000만원으로 2배 수준으로 올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테넌트들에게 어떠한 형식의 입점비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권리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 간 권리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특수상권(백화점,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등)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시행 중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