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잉글랜드 은행 총재 출신

약 85% 득표율로 압도적 표차

美 관세 위협 대응 책무 떠맡아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이 9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총리 후임 당대표로 마크 카니(59·사진)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를 선출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워온 카니 후보가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간 관세전쟁이 새 국면을 맞을 지 주목된다.

카니 전 총재는 이날 발표된 당대표 선거 결과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85.9%)로 경쟁자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 카리나 굴드 전 하원 의장,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차기 당대표로 당선됐다.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내각책임제의 캐나다에서 카니 신임 대표는 이번주 중 24번째 캐나다 총리에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 대표는 이날 자유당 대표로 선출된 뒤 첫 연설에서 미국이 캐나다에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차기 행정부에서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를 약화시키려는 누군가가 있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가 만드는 것, 우리가 파는 것, 우리가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에 부당한 관세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나다의 가계, 노동자,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카니 대표는 “캐나다 정부는 정당하게 보복 조치를 취했으며, 우리가 부과한 관세는 미국에 대한 충격은 극대화하고 캐나다가 받는 충격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나의 행정부는 미국이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우리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대표는 통화정책을 책임져온 경제전문가이자 정치 아웃사이더로 평가된다.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근무했으며, 2003년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과 재무부 등을 거쳐 2008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에 올라 2013년까지 재임했다. 2013~2020년엔 외국인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를 지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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