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20년간 매년 증가 확인

- 바닷새, 바다거북 등 해양동물 77종 큰 피해

폐기된 자망에 얽힌 바다오리.[사진제공: 구자언]
폐기된 자망에 얽힌 바다오리.[사진제공: 구자언]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버려진 그물에 몸이 묶여 죽는 바닷새 등 인간의 욕심에 의한 해양 생물들의 피해는 끝이 없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 3년 동안 수집한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관련 20년 데이터를 분석, 해양쓰레기가 한국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OST와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공동 연구팀이 한국 연안 전역의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에서 수집한 피해 실태 자료와 언론 보도자료, 시민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기록한 자료, 스쿠버다이버의 직접 관찰 기록 등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동안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해양포유류 등 해양동물 77종에서 낚싯줄과 바늘, 폐어구 등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를 본 428건의 사례를 확인했다. 쓰레기의 유형과 재질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물 분류군, 서식지, 섭식 전략에 따른 피해의 양상을 분석했다. 통계 분석을 통해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등재 멸종위기종과 국내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했다.

레저용 낚시도구에 부리가 얽힌 바다비오리.[사진제공: 장성래]
레저용 낚시도구에 부리가 얽힌 바다비오리.[사진제공: 장성래]

분석 결과,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피해를 많이 입었고,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같이 수중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종은 폐어구에 얽힘 피해를 많이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푸른바다거북, 세가락갈매기 등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의 13%(10종, 44건)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으로 등재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에 의한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해양생물 얽힘 피해를 장기간 동안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며,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