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사연
아들 셋 대학 보낸 뒤로 팬덤에 빠진 아내
수백만원 명품 운동화 선물, 기념관에 투자
50대 후반 남편 “정 확 떨어져 이혼하고파”
![‘미스터트롯’의 한 장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TV조선 ‘미스터트롯’]](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1/ams.V01.photo.HDN.P.20201116.202011160000000484497173_P1.jpg)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아들 셋을 모두 명문대에 보낸 장년의 아내가 트로트 가수의 ‘사생팬’이 되어 가정을 도외시하자 이혼을 하고 싶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30년차 된 50대 후반 남성의 이같은 하소연이 방송됐다.
사연자인 A 씨는 “한 때 아내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전설로 통했다. 고급 정보를 꿰뚫고 있는 덕분에 아이들 학원과 과외 스케줄을 기가 막히게 잘 짰다. 아내를 추종하는 엄마들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들만 셋인데 모두 명문대에 합격시켰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막내가 명문대 의대에 합격한 뒤 아내는 많이 달라졌다”면서 “갑자기 트로트 가수에 푹 빠진 것”이라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아내는 카톡 프로필 사진도 해당 가수로 바꿔놓고, 휴대폰 사진첩, 배경화면도 그 가수 사진으로 꽉 채웠다. 서울, 대전, 대구 등 전국 곳곳에서 하는 콘서트에 다니더니 해외에서 하는 콘서트에 남편과 상의도 없이 며칠씩 다녀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자식들을 대학에 보낸 뒤에 생긴 헛헛함을 이렇게 달래는 거라고 생각했다”는 A 씨는 “아내의 활동이 점점 도를 지나쳤다”고 했다. A 씨는 “예전에는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었는데 집안 살림에는 뒷전이 됐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식탁에 마주 앉아서 식사한 게 언제였는 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아내는 앨범을 100장씩이나 사냐는 남편의 핀잔에 “앨범 판매량을 높여주느라 산 것이고, 다른 팬들에 비하면 본인은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다”라고 반박하며 도리어 화를 냈다. 가수의 생일이라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운동화를 선물했는가 하면 가수의 애착 담요를 자선 경매에서 200만원에 사기도 했다.
A 씨가 이혼까지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땅’ 문제였다. A 씨는 “가장 화가 나고 어이없는 건 노후로 마련한 시골의 땅 마저 몰래 팔아치웠던 거다”며 “가수의 기념관에 투자했다고 하는데, 제 돈이지만 아내 명의였다. 한 두 푼도 아닌 약 2억원 정도인데 저와 상의 없이 일을 벌였다”고 했다. 이어 “정이 확 떨어졌다”며 “이혼소송을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이에 류현주 변호사는 “젊은 트로트 가수를 좋아하시는 어머님들을 많이 보긴 했다. 삶의 활력도 찾고 나름 최신 트렌드를 배우기도 해서 건전한 취미라고 생각했는데, 사연처럼 정도가 심하면 가족들이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돈을 너무 많이 가져다 썼다는 점은 이혼사유가 가능하다. 민법 840조 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즉 이혼 사유가 된다. 금액이 다액이면 이혼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아내가 자신의 명의의 땅을 처분한 것에 대해선 “땅을 팔아 받은 돈은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아내가 이 돈을 다 써버렸다고 해도 부부공동생활에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내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해서 분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류 변호사는 “소송 보다는 조정신청으로 진행해 보라”고 조언했다.
jshan@heraldcorp.com